2009년 12월 14일 월요일

'09/12/13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 예술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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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의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의 한 구절처럼 때로는 충동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아주 단순한 선택이 최고의 결과를 가져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극히 합리적이면서도 통제되고 있는 이 질서의 세계 어느 한편에 마법이라도 존재하는 것마냥 말이지요.

왠지 낯이 익는 듯한 정면의 모습을 가득 담아 놓은 엘렌 그리모의 포스터는 제게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공연 시작을 불과 몇일 앞두고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예매를 하고 바로 어제 그 공연에 다녀왔지요.

으레 그러하듯 저는 누군가의 공연을 앞두고 있을 때 그 아티스트의 앨범을 다시 꺼내 듣곤 합니다. 실황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위해 미리 예습 및 복습을 해 두는 차원에서이죠. 그런데 이번 공연의 주인공이 엘렌 그리모의 경우에는 그야말로 완전한 초면이었던 겁니다. 소장 앨범도 전무했지요. 할 수 없이 웹의 힘을 동원하여 그간의 여러 연주 실황을 돌려 보고 짤막하게나마 그녀만의 색을 느껴 보려 했습니다. 그녀를 소개하는 해설은 대체로 일목요연합니다. 힘 있는 타건과 절제되고 지성이 묻어 나는 감성.. 그것은 웹을 통한 영상만으로도 충분히 가늠할 수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공연 날, 그녀는 검은색 투피스 차림으로 피아노 한대만 홀로 놓여 있는 무대로 걸어 나왔습니다. 이윽고 연주가 시작되었고 한 순간을 놓칠세라 청중은 귀를 기울였지요. 바흐의 소품으로 시작하여 거의 연타로 1부를 이어갔습니다. 타건도 타건이지만 도대체 저런 스테미너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싶더군요. 적어도 제 귀로는 완벽한 연주였습니다. 흡사 피아노와 동화가 되어 연주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메조 템포가 일반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들의 연주와는 확실히 구분이 되더군요. 1, 2부 통틀어 가장 압권이었던 곡은 역시 부조니 편곡의 샤콘느였습니다. 이는 2008년 발매된 앨범 수록곡 중 하나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공연 직후 구입한 2009년 10월 발매의 Collection 앨범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더군요.

연주가 끝난 후 이제는 예술의 전당 공연에 있어 어김 없는 행사(?)가 된 듯한 사인회가 시작되었는데, 호응도가 놀라웠습니다. 첫 내한 공연이었음에도 열기가 대단하더군요. 더더욱 놀라웠던 건 한사람 한사람에게 힘든 기색 없이 환한 모습으로 악수까지 청하는 그녀의 모습이었습니다.

키신에 이은 또 하나의 마음 속 별을 맞이하게 된 것 같아 흐뭇합니다.

늑대애호가이자 환경운동가로서의 그녀의 모습에도 찬사를 보내며 최근 국내에도 발간된 기행문인 '특별수업'이라는 제목의 서적도 조만간 읽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다음 포스팅은 아마도 '특별수업'에 대한 감상 후기문이 될 것 같습니다. : )

2009년 12월 2일 수요일

Story of the Mobile, 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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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iPhone 개통이 이뤄지고 있는 현장 중의 하나인 강남역 프리스비에 들러 그간 만져보고자 벼르고 있었던 모든(?) 애플 신모델들을 경험하고 왔네요.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궁금했던 매직마우스~!! 오.. 혹시나 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자연스러운 반응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버튼클릭이 완전히 없어지고 터치 처리로 대체된 줄 알았는데 아닙니다. 좌/우 클릭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터치 처리가 가능한 면을 씌웠더군요.

덕분에 사용감에서 기존에 쓰던 마우스에서 자연스럽게 진화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맥북 신모델도 써보았는데, 느낌이지는 모르겠지만 동작속도가 빨라졌다는 게 체감이 될 정도였습니다. 저는 간단히 테스트해 보는 방법으로 주로 Dock 에서 애니메이션 반응 속도를 보는 편인데 이 부분이 기존 맥북보다 빨라졌다는 게 느껴지더군요. 물론 주관적인 느낌일 수 있습니다.

 

매직마우스 단품 모델은 아직 발매 전이었습니다. 점원에게 물어보니 언제 입고될 예정인지조차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근 시일 내에 발매가 된다면 맥북 + 매직마우스 조합이 아주 매력적인 iPhone 입문 개발환경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2009년 9월 28일 월요일

캉디호텔에서의 토요일 밤을 보내며..

어제 꼬박 밤을 지새고 아침에서야 호텔에 들어와 쓰러졌다 일어나 보니 저녁..;;

그래도 시내(?) 구경을 해야 한다는 일념 하에 주섬주섬 걸치고 일어나 밖에 나섰다. 생각보다 사진이 안나오기는 했지만, 늦은 시간에 무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던 서호 밤거리..

 

무언가 먹을 만한 저녁을 찾아 동분서주(?)해 보았지만 결국은 오늘도 맥도날드..;;

정말 들어갈만한 식당을 이 주변에서는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맥도날드도 한국의 맥도날드와는 다르다는 것.. 듣도 보도 못한 메뉴가 있길래 한번 주문해 보았다. 닭고기 샌드위치였는데 결과는 꽤 맛있었다는 것~!!

 

들어 오는 길에 사가지고 온 맥주와 포테이토칩.. 주걸륜 하나 보고 프링글즈 사려던 걸 이걸로 바꿨다.ㅎㅎ 주말 저녁에 맥주 한잔하며 야경 감상하는 것도 괜찮다는..~

 

2009년 8월 17일 월요일

09 로맨틱코미디 연극 잇츠유 관람 후기

이 블로그를 개설했을 때만 해도 근 시일 내에 연극 공연을 관람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지요. 때문에 만들어 놓은 분류도 없고..;; 일단은 전체보기로 올려 놓습니다. : )

 

오랜만의 연극이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나서 대학로에 대한 어렴풋한 회상이 잦아지고 있던 와중 공연소식이 너무도 반가웠더랬지요. 그래서 신청하게 된 연극 "잇츠 유".

 

첫무대에서 공연소개를 해주시던 분을 사회자(?)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웬걸요.. 바로 멀티맨이셨습니다.^^ 처음엔 아.. 다역배우시구나 했는데.. 역이 너무 많아져 나중에 연극 보면서 도대체 몇역인 거야? 하며 손을 꼽아보았던 기억이..;; (대략 7~8역 정도 하신 것 같네요)

 

무대 역시 아담하지만 아담하기 때문에 느낄 수 있었던 아기자기함, 그리고 귀여운 소품과 정감 넘치는 대사들이 어우러져 보는 이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던 것 같네요. 무엇보다~!! 피아노가 등장했다는 것과 비록 짧았지만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뜻밖의 행운(?)이었습니다.

덕분에 "Love Affair" 에 대한 기억도 떠올려 볼 수 있었구요. 무대가 바뀌는 그 잠깐의 시간 동안 들려 오던 잔잔한 음악들도 참 좋았습니다.

 

작지만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은 공연이었네요.

언제고 비소리와 함께 피아노 연주를 들을 때면 아련히 생각날 것 같은 그런..

 

2009년 8월 4일 화요일

해운대 관람 후기

 

영화 '해운대' 를 보고 왔습니다.

요즘 한창 쓰나미(?)를 일으키고 있는 영화라고 하죠. 바로 위에 영화 포스터 사진으로 넣으려고 했습니다만.. 이번에 개정된 모(?) 법 때문인지 포스터는 검색이 안되고 말그대로 '해운대' 사진만 나오는군요..;;

 

영화는 그야말로 휴머니즘 + 나름 선방한 CG + 무난한 배우들과 연기 로 이루어져 있다고 얘기하고 싶네요. 생각했던 것보다 초반 전개가 빠르지 않아 의외로 지루한 감 역시 없잖아 있었더랬습니다. 하지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드는 생각은 아.. 한국영화 참 많이 발전했다~ 더군요. 물론 한국영화 많이 좋아진 건 최근 일이 아닙니다만, 점차 여러 장르로 그 범위를 넓혀 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습니다.

 

 

제작발표회 때 감독이 언급했듯이, 이 영화에는 특별한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등장인물 모두가 우리 주변에 충분히 있을 법한 그런 평범한 이들이죠. 홀홀단신의 영웅이 아닌, 그저 우리네 삶에 녹아 있는 평범한 일상을 무대로 하는 이야기였기에 이 영화가 주는 어떤 메세지는 그리 무겁지 않게, 그러면서도 잔잔하게 가슴을 울렸던 것 같습니다.

 

가끔씩 해 보는 생각이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다시금 떠오르던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의 하루하루, 평탄하고 온화한 일상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인간의 기준에서 그렇다라는 것이지요. 자연은 인간이 가늠하지 못하는 범위에까지 이르며 그렇게 변화하고 움직입니다.

그러니까 조금만 관점을 바꿔 다르게 생각하면..

우리의 평온한 하루하루는 매 순간의 기적이 빚어내는 대단한 사건이라는 것이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영화는 말미에서 말해 주고 있습니다.

다른 무엇이 아닌,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 내 사람들을 열심히 사랑하라고 말이죠.

 

2009년 7월 24일 금요일

NHK 에 어서오세요 - 타키모토 타츠히코

N.H.K. 에 어서오세요.

책 제목이다. 새로 개장한 리브로에서 구매한 책 중 한 권의 책.

 

이쁘장한 표지에 무언가 신선할 것 같은 주제를 예상하고 순도 90%에 가까운 충동구매로 읽게 된 소설. 검색 중 알게 된 것이지만 원작은 소설이지만 이 소설을 기반으로 한 만화, 애니메이션이 유명하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그것들도 볼지 모르겠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알게된 지금으로선 글쎄..;;

 

역시 일본소설이다. 오덕후적인(?) 뉘앙스가 아니다. 하여튼 무언가를 하더라도 기발하고 상식의 틀을 깨부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일본 특유의 문화상품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이다.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무언가 이상하다, 이거 뭐지, 헐 이런 소설이 다 있나 하고 몇번이나 되뇌였는지.

 

내용을 요약하면 간단하다. 이런 소설이 대체로 그러하듯 비중있게 다루는 부분은 전체적인 스토리라기보다는 매 상황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그것을 이용한 감정(?)의 전달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은 갈 데가 없을 것 같은 히키코모리의 순수한 사랑이야기라니..

 

진정한 히키코모리라면 오히려 이 책은 위험(?)할 수도 있다.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이야기를 너무도 그럴듯하게 써내려가고 있으니까. 자칫 감수성 풍부한 히키코모리가 잘못 읽으면 안되지 않을까 하는 쓸데 없는 생각을 책을 덮으면서 잠깐 동안 해 보았다.

 

역시 인간이 가지는 콘텐츠 제작의 한계는 적어도 인간이 보기에는 아직 먼 것 같다. 이런 소설이 생산되고 팔리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렇다고 그저 상상력의 객기에 치우친 소설이라 치부할 수만도 없는 것이, 히키코모리는 엄연한 현실 내 사회적 현상이고 그 자체가 무거운 이슈이자 풀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가볍지 않은 주제를 나름대로의 색과 렌즈를 통해 그려 내고 있는 이 작품이 가지는 의미 또한 절대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2009년 7월 16일 목요일

미술관의 쥐

 

'미술관의 쥐'

극장에서 티켓을 끊고 여느 때처럼 들렀던, 아니 항상 가던 그 서점이 아닌 어느새 중고서적 전문점으로 바뀌어 있던 그 곳에서 무엇인가에 이끌리듯 시선이 갔던 책.. '미술관의 쥐'. 제목을 보는 순간, 그 언제였던가 스쳐 갔던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다. 필시 초면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 때도 아.. 어떤 내용일까 하고 잠깐 궁금해 했지만 그냥 그렇게 지나 보냈었던.. 바로 그 제목이 마치 운명처럼 다시 내 눈 앞에 놓여 있었던 것.

작가는 미술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추리소설 전문작가라고 한다. 이름을 어렴풋이 들었던 적은 있지만 그의 작품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반전영화의 시나리오 각본을 보는 듯한 도입부를 지나 중반에 이르렀을 때 즈음, 무언가 중언부언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아니, 그런 느낌이 들게 할 정도로 무언가를 꼭꼭 숨겨 두려고 하는 그런 모양새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여느 추리소설들이 다 그러하듯, 초반에 일어난 거대한 사건들을 계기로 파헤쳐지는 스토리의 전개 속에서 한개 두개 주어지는 시그널들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폭풍우라는 의미의 '템페스타', 베네치아파 회화전으로 시작되는 사건의 실마리 등, 그것들을 둘러싸고 있는 의혹들의 실체.

 

중반을 지나 이야기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도무지 연결될 것 같지 않았던 여러 시그널들은 서로 교묘하게 연결되어 간다. 등장하는 사실상의 모든 캐릭터들을 모두 내 나름대로의 수사 선상에 올려 놓고 관찰하는 묘미, 추리소설이 주는 매력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 이 소설에서 조금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그런 면에 있어 극 중 범인(들)의 색깔이 살짝 평이한 편에 속하는 것 같았다고나 할까.

 

그들만의 얼룩진 카르텔을 심도있게 해석하고 비판한 것은 아닐지라도, 그 무언가에 대한 순수성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결말에서의 그 마지막 '원고'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분야를 막론하고 어지러운 현세 속에서 하루 하루를 쫓기듯 살아 가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게 되고 마는 그 것. 그래서 우리들에게 '초심'이라는 단어는 늘 그렇게 뭉클하게 와 닿는 것이 아닐까.

2009년 7월 15일 수요일

인사동 스캔들 (2009)


근래 들어 한동안 잊고 있다가 다시금 관심을 가지고 탐닉 중인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미술' 이지요. 자연스레 책, 전시회, 그리고 영화 등등 기존의 취미 영역에 이 미술이라는 소재가 번져 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던 중 이전에 개봉했을 당시 꼭 봐야지 했다가 잊고 있던 '인사동 스캔들'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생각난 김에 주말 시간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제목에서 풍기듯이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범죄스릴러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입부부터 무언가 예사롭지 않다고나 할까요. 전개 속도도 꽤 빠른 편이고, 거의 빈틈 없이 시간이 지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공교롭게도 앞서 후기를 쓴 '오감도' 에서 주연으로 등장했던 배우 엄정화가 이 영화에서도 주연을 맡았군요. (여담이지만, 엄정화.. 정말 잠 잘 시간은 있나 모르겠습니다. 영화에 드라마에 앨범 작업에.. 개인적으로 부럽다는;;)

 

 

김래원의 능글맞은 연기와 더불어 만화틱하면서도 간간히 재치있는 대사가 버무려진 한편의 잘 만든 한국영화라는 생각입니다. 꼭 그림에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무언가 시나리오로 승부를 보는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번 쯤 볼만한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네이버 평점을 보니 8.10 으로 되어 있던데, 글쎄요. 저라면 8.50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자세한 줄거리는 혹시 안보셨는데 앞으로 보실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스포일링 방지 차원에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만큼 재미있게 보았다는 뜻도 되겠지요? ^^

 

 

2009년 7월 13일 월요일

영화 '오감도' 관람 후기

 

연초에 잠깐 뜸하다 싶더니만, 출장 복귀일을 시작으로 아주 주말마다 영화보기에 폭~ 빠져 있습니다. 그리하여 지난 주엔 '오감도', '인사동 스캔들'.

그 중 5편의 에피소드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오감도'.

어느 블로거의 말마따나 괜한 홍보 문구가 되려 사람들이 등을 돌리게 하고 있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런대로 '괜찮은' 영화였네요.

 

한눈에 반하는 남녀의 심리 묘사에 어우러진 독백처리가 돋보였던 1st Episode.

'6년째 열애 중' 에서 잠깐 등장해 주었던 차현정이 그 때와 비슷한 어감으로 주연을 맡았는데, '미쳤어..' 그 부분은 '6년째 열애 중' 의 그것과 Syncro율이 99% 더군요. 참고로 나쁜 뜻 아님. : )

 

어렸을 때 보았더라면 뭐 저런 문란한~!! 했을지 모르겠지만, 세상의 때가 묻은 건지 순수함이 옅어진 건지 그냥 모든 전개가 너무 자연스럽더라는. ;;

 

2nd Episode '나 여기 있어요'.

본격적으로 제대로 오감을 열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뭔 소리를 하는 건지 이해가 힘들어진다는 것, 아니 그냥 여는 정도가 아니라 오감 간의 유기적인 연동이 필수일 듯. 그거 안되면 재미 없을지도..;;

전형적인 잔잔, 슬픈 스토리. 간만에 볼 수 있는 남자 주연이었고, 분위기가 묘한 여자 주연이었다는.

 

3rd Episode '에너지를 주세요??'.

나름 반전이었다. 거기서 갑자기 왠 뱀파이어. 헐. ;;

처음은 영 불편하게 시작했지만, 마지막 역시 다분한 컬트 분위기로 끝낸 에피소드.

 

4th Episode '끝과 시작'.

개인적으로 가장 난해했던 에피소드. 이건 한 세번 정도는 돌려 봐야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단, 세번은 커녕 다시 보고 싶은 생각 조금도 안든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

그래도 엄정화의 연기는 좋았다라고 얘기해 주고 싶네요.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엄정화는 어떤 배역을 맡든 진짜 그 배역의 실물같아 보이는 연기를 하는 듯. 감탄에 감탄. 몇 안되는 좋아하는 연기자 중 하나.

 

5th Episode '누가 뭐래도 그 또한 그들만의 사랑'

소재가 고교생 스와핑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볼 때는 그런 거 안중에도 없었다는..;;

쟤들이 고교생이든 대학생이든 관심 밖이었으니까 말이죠. 이름이랑 얼굴이랑 매치시켜 가면서 보느라 어지러웠다는. 여섯 명씩이나 나와서는 짝 바꿔가며 이리저리 대사를 던지고 있으니 이거 뭐 중간에 pause 시키고 싶었던 순간이 여럿 있었네요..;;

 

역시 배우들 하나하나가 두드러졌던 에피소드. 꽃남으로 그나마 인지도가 살짝 올라간(?) 정의철. 원래부터 유명했던 김동욱. 그 외에 이성민, 신세경 등등. 특히 김동욱은 나이가 몇인데 고등학생 역할을..;; 게다가 다들 전혀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는 것에 충격을..;; (개인적으로 김동욱이 자꾸 맘에 들려고 하는데 이것 참. 왜 이래. 난 남자란 말이다.)

 

전체적으로 관객이 가지는 사고의 유연성을 자극하려고 한 흔적이 보입니다.

더불어 나름 호화롭다면 호화롭다고 할 수 있는 다양한 배우들. 그런대로 감칠맛 났던 연기들.

이만하면 멀티플렉스를 벗어나 오랜만에 다시 찾은 구식 극장 지하 상영관에서의 관람이 괜찮았다 말할 수 있지 않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