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6일 목요일

미술관의 쥐

 

'미술관의 쥐'

극장에서 티켓을 끊고 여느 때처럼 들렀던, 아니 항상 가던 그 서점이 아닌 어느새 중고서적 전문점으로 바뀌어 있던 그 곳에서 무엇인가에 이끌리듯 시선이 갔던 책.. '미술관의 쥐'. 제목을 보는 순간, 그 언제였던가 스쳐 갔던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다. 필시 초면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 때도 아.. 어떤 내용일까 하고 잠깐 궁금해 했지만 그냥 그렇게 지나 보냈었던.. 바로 그 제목이 마치 운명처럼 다시 내 눈 앞에 놓여 있었던 것.

작가는 미술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추리소설 전문작가라고 한다. 이름을 어렴풋이 들었던 적은 있지만 그의 작품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반전영화의 시나리오 각본을 보는 듯한 도입부를 지나 중반에 이르렀을 때 즈음, 무언가 중언부언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아니, 그런 느낌이 들게 할 정도로 무언가를 꼭꼭 숨겨 두려고 하는 그런 모양새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여느 추리소설들이 다 그러하듯, 초반에 일어난 거대한 사건들을 계기로 파헤쳐지는 스토리의 전개 속에서 한개 두개 주어지는 시그널들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폭풍우라는 의미의 '템페스타', 베네치아파 회화전으로 시작되는 사건의 실마리 등, 그것들을 둘러싸고 있는 의혹들의 실체.

 

중반을 지나 이야기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도무지 연결될 것 같지 않았던 여러 시그널들은 서로 교묘하게 연결되어 간다. 등장하는 사실상의 모든 캐릭터들을 모두 내 나름대로의 수사 선상에 올려 놓고 관찰하는 묘미, 추리소설이 주는 매력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 이 소설에서 조금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그런 면에 있어 극 중 범인(들)의 색깔이 살짝 평이한 편에 속하는 것 같았다고나 할까.

 

그들만의 얼룩진 카르텔을 심도있게 해석하고 비판한 것은 아닐지라도, 그 무언가에 대한 순수성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결말에서의 그 마지막 '원고'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분야를 막론하고 어지러운 현세 속에서 하루 하루를 쫓기듯 살아 가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게 되고 마는 그 것. 그래서 우리들에게 '초심'이라는 단어는 늘 그렇게 뭉클하게 와 닿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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