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에 잠깐 뜸하다 싶더니만, 출장 복귀일을 시작으로 아주 주말마다 영화보기에 폭~ 빠져 있습니다. 그리하여 지난 주엔 '오감도', '인사동 스캔들'.
그 중 5편의 에피소드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오감도'.
어느 블로거의 말마따나 괜한 홍보 문구가 되려 사람들이 등을 돌리게 하고 있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런대로 '괜찮은' 영화였네요.

한눈에 반하는 남녀의 심리 묘사에 어우러진 독백처리가 돋보였던 1st Episode.
'6년째 열애 중' 에서 잠깐 등장해 주었던 차현정이 그 때와 비슷한 어감으로 주연을 맡았는데, '미쳤어..' 그 부분은 '6년째 열애 중' 의 그것과 Syncro율이 99% 더군요. 참고로 나쁜 뜻 아님. : )


어렸을 때 보았더라면 뭐 저런 문란한~!! 했을지 모르겠지만, 세상의 때가 묻은 건지 순수함이 옅어진 건지 그냥 모든 전개가 너무 자연스럽더라는. ;;

2nd Episode '나 여기 있어요'.
본격적으로 제대로 오감을 열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뭔 소리를 하는 건지 이해가 힘들어진다는 것, 아니 그냥 여는 정도가 아니라 오감 간의 유기적인 연동이 필수일 듯. 그거 안되면 재미 없을지도..;;
전형적인 잔잔, 슬픈 스토리. 간만에 볼 수 있는 남자 주연이었고, 분위기가 묘한 여자 주연이었다는.
3rd Episode '에너지를 주세요??'.
나름 반전이었다. 거기서 갑자기 왠 뱀파이어. 헐. ;;
처음은 영 불편하게 시작했지만, 마지막 역시 다분한 컬트 분위기로 끝낸 에피소드.
4th Episode '끝과 시작'.
개인적으로 가장 난해했던 에피소드. 이건 한 세번 정도는 돌려 봐야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단, 세번은 커녕 다시 보고 싶은 생각 조금도 안든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
그래도 엄정화의 연기는 좋았다라고 얘기해 주고 싶네요.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엄정화는 어떤 배역을 맡든 진짜 그 배역의 실물같아 보이는 연기를 하는 듯. 감탄에 감탄. 몇 안되는 좋아하는 연기자 중 하나.

5th Episode '누가 뭐래도 그 또한 그들만의 사랑'
소재가 고교생 스와핑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볼 때는 그런 거 안중에도 없었다는..;;
쟤들이 고교생이든 대학생이든 관심 밖이었으니까 말이죠. 이름이랑 얼굴이랑 매치시켜 가면서 보느라 어지러웠다는. 여섯 명씩이나 나와서는 짝 바꿔가며 이리저리 대사를 던지고 있으니 이거 뭐 중간에 pause 시키고 싶었던 순간이 여럿 있었네요..;;

역시 배우들 하나하나가 두드러졌던 에피소드. 꽃남으로 그나마 인지도가 살짝 올라간(?) 정의철. 원래부터 유명했던 김동욱. 그 외에 이성민, 신세경 등등. 특히 김동욱은 나이가 몇인데 고등학생 역할을..;; 게다가 다들 전혀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는 것에 충격을..;; (개인적으로 김동욱이 자꾸 맘에 들려고 하는데 이것 참. 왜 이래. 난 남자란 말이다.)


전체적으로 관객이 가지는 사고의 유연성을 자극하려고 한 흔적이 보입니다.
더불어 나름 호화롭다면 호화롭다고 할 수 있는 다양한 배우들. 그런대로 감칠맛 났던 연기들.
이만하면 멀티플렉스를 벗어나 오랜만에 다시 찾은 구식 극장 지하 상영관에서의 관람이 괜찮았다 말할 수 있지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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